한국언론진흥재단이 해마다 ‘언론수용자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연초에 발표합니다. 우리 국민들이 바라보는 언론의 민낯이 어떠한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성적표입니다. 언론수용자조사를 시작한 이후로 좋은 성적표를 받아본 적은 없는 것 같지만, 지난해 성적표는 유독 읽는 내내 마음이 아립니다. 네이버·다음과 같은 포털 뉴스를 비롯해, 신흥 강자로 떠올랐던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 경인일보와 같은 신문·방송 등 레거시 미디어 등 모든 뉴스 플랫폼에서 뉴스를 보는 비율 자체가 하락했습니다. 대한민국 뉴스시장을 독점하는 포털뉴스도 조사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70%선이 붕괴됐으며 20·30·40대의 뉴스 소비도 줄어들었습니다.

속상하지만, 뉴스를 보지 않는 독자를 탓할 수 없습니다. 부인하고 싶지만, 독자들이 뉴스를 외면하게 만든 데는 언론의 책임이 가장 크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무거운 마음으로 이번주 뉴스레터를 보냅니다. 시선을 사로잡는 자극은 없지만, 묵묵히 할말을 하는 뉴스를 전달하겠습니다.  

이선균 배우가 안타깝게 세상을 등진 이후 문화예술계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단순히 그와 작품을 함께 했다는 인연만으로 그의 편을 드는 것 같지 않습니다. 유·무죄가 결론나지 않은 상황에서 여론재판을 통해 이미 유죄가 확정돼야 했던 그의 사례를 통해 더이상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결의가 뭉친 듯 보입니다. 죄를 떠나 그가 겪어야 했던 두달의 과정은 복기가 필요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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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는 시민의 발입니다. 정확하게 정해진 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민의 안전입니다. 안전하게 직장에 도착해야 하고, 안전하게 집에 돌아갈 수 있어야 하며, 안전하게 약속장소에 도달해야 합니다. 안전하지 못하다면 버스는 시민의 목숨을 위협하는 흉기가 될 수 있습니다. 공공의 매뉴얼도 그 정책의 근본을 지킬 때 유용한 것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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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하던 도로가 어느날 갑자기 푹 하고 꺼지는 이른바 ‘싱크홀’은 사실을 따지고 보면 갑자기 일어나는 일은 아닙니다. 이미 전조증상이 수차례 일어났을테고 전조를 알아차렸다면 그 원인도 파악해, 미리 예방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일 수 있습니다. 이번에 논란이 된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인근 도로의 싱크홀 현상을 두고 경인일보가 위험하다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그러한 이유입니다. 미리 예방해서 사고만 막을 수 있다면 열번도 목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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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 위험물보관창고에서 발생한 화재로 위험물이 인근 소하천으로 흘러나왔습니다. 그 결과 국가 하천인 진위천 합류부 직전까지 약 7.4km가 오염돼 ‘파란 하천’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사고인줄로만 알았는데, 조금 더 진실을 들춰보니 피해가 더 커지기 전에 막을 수 있었던, 인재인 듯 보입니다. 파란 하천이 된 그 현장을 함께 들여다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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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실내 동물원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어린왕자를 읽으며 상상 속에만 그렸던 사막여우를 실제로, 그것도 아주 근접한 거리에서 볼 수 있으니 처음엔 신기하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같은 곳을 빙빙 돌고 고개를 흔드는 사막여우를 보며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하루종일 어두컴컴하고 좁은 공간에 갇힌 그 사막여우는 어린왕자를 기다리는 시간처럼 행복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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