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몸을 가진 덕에 나라의 부름을 받았습니다. 부모가 정성을 다해 키웠고, 적어도 스무살까지 무탈하게 자란 덕에 군대에 입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아들을 대한의 아들로 군에 보낼 때, 부모는 대한민국을 믿었을 겁니다. 힘껏 나라를 지키고 무사히 내 품으로 돌려줄 것이라고.

군대는 좌우가 없습니다. 오로지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일 뿐이고 우리 청년들은 그 사명으로 청춘을 희생하는 것이지요. 청년의 부모들도 오직 그 마음 뿐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그들의 순수한 희생에 자꾸 좌우를 구분하고 색깔을 칠하며 음모를 덧씌울까요. 지난해 수해 이후, 故채수근 상병의 희생은 온데간데 없고 정쟁만 남무합니다. 어디 숭고한 희생을 온전히 평가받지 못하는 일이 채상병 뿐일까요. 천안함 피격사건으로 희생된 故박경수 상사의 추모도 지금껏 마음놓고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주 일목요연에는 그들의 희생을 바라보는 우리의 민낯을 담았습니다.